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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칼럼] 나이키 범고래는 왜 몰락했을까? - 나이키 범고래는 원래 모든 이들의 꿈이었다. - 유행은 곧 쇠락의 길과 같다.
  • 기사등록 2023-07-1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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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유행과 유니크함은 좋지만, 지나친 유행으로 발생하는 쇠퇴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한국미래일보=주세민 대학생 기자]



럭키드로우 (Lucky Draw), 혹은 래플 (Raffle) 시스템.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단어이다. 의미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나이키 같은 신발 사이트에서는, “추첨을 통해 신발을 구입할 기회를 주는 제도” 라고 칭한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Kream (한정판 거래 플랫폼)을 보면 평소에 대형 마트에서 보지 못하는 멋지고, 신기하게 생긴 신발들이 즐비하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그 희소성에 따라서 가격도 천차만별로 갈린다는 것. 그만큼 신발의 매니아 층이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그 중, 나이키 판다 덩크, 우리가 흔히 부르는 “나이키 범고래”는 정말 멋진 아이템, 희소성 있는 아이템에서, 누구나 신는 아이템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본다. 

 


  • 모든 이들의 꿈이었던, 우리의 범고래


월 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2월 7일  “Nike’s Panda Dunks Were a Collector’s Dream, Until
Everyone Started Wearing Them” 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의 제목은 아래와 같다.


"나이키 판다 덩크는 모든 수집가들의 꿈이었다. 모두가 그것을 착용하기 전까지는." 


특정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이 증가할 때 (인기가 증가할 때) 그 상품의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을 스노브 효과 (Snob Effect) 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러한 나이키 덩크의 경우를 예시로 들었을 때, 타인에게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지출, 즉 “과시소비 성향”이 드러났다고 볼 수도 있다. 한정판 스니커즈 시장의 주 고객층인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이러한 과시소비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성향은 SNS를 통해 크게 확산되었다. 그것은 MZ세대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생산과 소비를 하는 것에 익숙하고, SNS상의 네트워크로 소통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에서 경영전문대학원 (MBA)를 다니는 잭 존스는 2021년 초, 리셀 업자에게 280달러 (약 35만원)에 판다 덩크를 구매했다. 이 신발의 미국 출시가는 100달러 (약 12만원)이다. 출시가의 2.5배를 지불한 것이다. 

 

그가 디즈니랜드에 놀러 갔을 때, 같은 신발을 신은 사람을 75명이나 목격한 것. 그는 “마치 페이스북이 처음 나왔을 때 어린아이들만 하다가 갑자기 엄마들이 페이스북을 시작한 것과 비슷하다.”며 “더 이상 멋지지 않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에 구매 응모(래플 or 럭키드로우)를 하면, 추첨된 인원만 판다 덩크를 구매할 수 있었다. 어떻게 입지가 이렇게나 추락한 것인가. 

 


사진=중앙일보

 너무나 유명한 사진이다. 지하철에서 사진 속 모든 사람이 똑같은 신발을 신고 있다면 믿겠는가. 하지만 저 사진은 그것을 보란 듯이 증명하고 있다. 

 


2023.07.10.기준 '나이키 덩크 로우 레트로' 상품 검색. 사진=나이키

 2023. 07. 10 검색 결과를 기준으로, “305, 310” 사이즈를 제외하고 모두 재고가 남아있다. 그만큼 이 판다 덩크의 수요가 상당수 떨어져 나갔고, 말 그대로 “막 신는 용”으로 쓰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좋게 말해서 국민신발이라고 하는 것이지, 그저 흔한 신발일 뿐이다.

 


유행은 왜 쇠락의 길로 인도하는가? 


유행을 통해서 많은 이들에게 아이템이 알려지고, 많은 소비가 이루어지고 하는 것은 분명히 좋은 신호이다. 하지만 차트인 노래 하나를 냈다고 해서 그 가수가 훌륭한 가수는 아니다. 

계속해서 색다른 노래를 출시하고 그것에 대한 실력을 인정받았을 때, 비로소 훌륭한 가수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차트인 된 곡도 몇 년이 지나게 되면 기억에서 잊혀지기 때문이다. 

 

신발도 같은 원리이다. 이 모델이 성공했다면, 다른 방향으로도 모델을 만들어 많은 소비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리고 충분히 많은 소비가 이루어졌다면 그 양을 조절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랬을 때 가격과 가치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실패했기에, 

대유행임에도 불구하고 쇠락한 것이다. 

 


  • 마무리

시대가 변화하면서 착용하는 것에 멋을 더하고, 그것이 곧 한 사람의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그것이 독특하고 멋져 보일수록 그 사람을 추앙하기까지 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모든 패션의 화룡점정. 작지만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신발”의 팬, 매니아 층이 존재한다는 것 또한 놀랍다. 

 

이번에 주제가 된 “판다 덩크”는 모든 이들의 선망과 같은 대상이었지만, 어느새 많은 이들이 소비하면서 자연스럽게 흔한 아이템으로 변질되어 버리고 말았다. 

 

적절한 유행과 유니크함은 좋지만, 지나친 유행으로 발생하는 쇠퇴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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