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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세 네덜란드 전 총리, 아내와 함께 '동반 안락사' 선택 - 부부 둘 다 건강 악화로 고통 호소... - 66년 함께한 아내와 손잡고 '존엄한 죽음' 선택... - 다시 불붙은 안락사 논쟁...
  • 기사등록 2024-02-1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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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3세인 드리스 판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가 아내와 함께 '동반 안락사'를 선택해 죽음을 맞이했다.

[한국미래일보=김호형 대학생 기자]


사진= THE RIGHTS FORUM

9일 네덜란드 인권 단체 'The Rights Forum'은 네덜란드 전 총리이자 The Rights Forum 명예 회장 드리스 판아흐트(Dries van Agt)가 2월 5일 93세의 나이로 그의 고향에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가 건강이 좋지 않아 동갑인 그의 아내 유제니 크레켈버그(Eugenie van Agt-Krekelberg) 여사와 함께 '동반 안락사'를 선택해 삶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드리스 전 총리는 1977년부터 1982년까지 네덜란드 제46대 총리를 지낸 정치인으로 총리 외에도 네덜란드 법무부 장관(1971~1977), 외무부 장관(1982)을 역임했다. 그 후 2009년부터 2015년까지 The Rights Forum 회장으로 활동하고 퇴임한 그는 2019년에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건강이 악화하였다. 부인 유제니 여사 또한 남편이 쓰러진 후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별세한 드리스 전 총리(왼쪽)와 유제니 여사(오른쪽) [사진= CTV News]


4년간 건강이 계속 악화하였던 드리스 전 총리는 결국 올해, 유제니 여사와 합의해 '동반 안락사'를 신청하여 부부가 함께 손을 잡은 채 눈을 감았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나라이다. 안락사를 신청하면 환자의 고통이 절망적이고 견딜 수 없는 경우, 합리적인 다른 해결책이 없는 경우 등 6가지 조건을 가지고 엄격하게 심의하여 안락사를 허용한다. 안락사 방식은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독극물을 주입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적극적 안락사'와 환자 자신이 의사에게 처방받은 독극물을 먹거나 주입해 사망하는 '조력자살'이 있다. 현재 네덜란드는 옆나라 벨기에와 함께 이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허용하고 있다. 


2022년 기준, 8,720명이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선택해 생을 마감했으며, 드리스 전 총리 부부처럼 '동반 안락사' 사례도 드물긴 하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동반 안락사' 집계를 처음 시작한 2020년에 26명(13쌍), 2021년 32명(16쌍), 2022년에는 58명(29쌍)이 '동반 안락사'로 죽음을 맞이했다. 


사진= 유튜브, 뽐뿌


드리스 전 총리가 안락사를 선택해 사망한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안락사 제도 도입에 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빨리 안락사를 도입해서 불치병에 걸렸을 때, 한없이 고통받다가 죽는 것 대신 존엄하게 세상을 떠나고 싶다"고 말한 반면, 다른 네티즌은 안락사가 도입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편견과 악용에 대해 문제점를 제기했다.


현재 한국은 환자 뜻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결정법'을 시행 중이지만, 네덜란드와 달리 안락사의사조력자살은 모두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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