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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산업의 현실과 고비 - 영화관들의 적자와 영화의 'OTT'직행
  • 기사등록 2023-12-15 1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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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일보=임소정 대학생 기자]

 

한국의 극장가는 최근 흥행작 '서울의 봄'을 비롯한 몇 편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의 기대와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의 봄'은 현재 21일 동안 누적 관람객 736만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영화관의 비수기(11월~12월 초)에 놀라운 성과이다. 

 영화 '서울의 봄'

이 영화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개봉한 한국영화 중 흥행 'TOP 3'에 등극했으며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TOP 2' 반열에 올랐다. 2023년 서울의 봄 보다 관람객이 많았던 작품은 '범죄도시3'(1068만명)가 유일하다.

 

그러나 극장가는 적자를 내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익명의 글쓴이가 올린 '제발 영화 보러 오지 마세요'라는 글은 영화관 내부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이 글에서는 "서울의 봄이 대박 나서 입장객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오는데 왜 직원이 없나 하셨을 거다"며 상영관의 청결 상태와 매점의 서비스 문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국내에서 올해 손익분기점(BEP)을 넘은 한국 영화는 '서울의 봄'을 비롯해 겨우 7편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에는 연간 1억1500만명을 돌파했던 영화관 누적 관객 수는 최근 5189만명에 그치고 있다. 또한 영화관 티켓 매출액은 9700억원에서 5100억원대로 급감했다.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올해 3분기에 누적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이런 어려움으로 새로운 시설 투자나 유지 보수, 직원 고용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실적이 회복되지 않다 보니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 CGV는 회사채와 함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시도했지만 투자수요가 모이지 않아 불발되었고, 롯데시네마는 지난 2021년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의 상환을 위해 이달 15일 새로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수요 예측 과정에서 모집물량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콘크리트 유토피아'

설상가상으로, 영화가 한 달 만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공개되거나 개봉 없이 OTT로 직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영화관은 큰 타격을 입고, 관객 수 감소로 인한 손실을 입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홀드백' 제도의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홀드백은 영화가 이전 유통 창구에서 다음 창구로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의미한다.

 

제작사와 투자배급사들은 영화관에서의 수익 어려움에 대비해 투자금 회수를 위해 OTT 판매를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로써 올해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3개월여 만에 OTT에 공개되었고, 다른 작품들도 한 달 내로 OTT에 출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CGV 내부

관객들은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며 극장에 방문하는 대신, 한두 달을 기다려 OTT에서 다양한 작품을 경제적으로 즐기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영화관은 관객 모으기가 어려워지고, 경영난으로 티켓값을 올리면 악순환에 빠지는 상황이다.

 

현재 관객들은 극장에서 꼭 대작만을 선택하며,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극장을 찾는 일이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영화관은 대작이 개봉할 때 다른 영화의 매출이 함께 늘어나는 효과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이에 영화업계에서는 홀드백 기간을 다시 재정비하고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화를 영화관에서 상영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고 IPTV나 OTT에서 공개되는 것을 법으로 규정함으로써 영화산업의 이익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자율적인 홀드백 협약'을 언급하며 홀드백을 정해 이를 준수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제도의 도입은 영화관 살리기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주장되며, 영화발전기금의 지원이 부진한 가운데 OTT 플랫폼이 국내 영화계에 이런 지원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강조된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유럽 국가는 이미 홀드백을 법제화하고, 이를 통해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이 국내 작품에 투자하는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산업은 홀드백 제도에만 기댈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주기적으로 영화관을 찾을 만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새로운 영화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멀티플렉스의 부활을 가져와야 할 것이다. 차별화된 전략과 창의적인 콘텐츠라면 더 많은 관객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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