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진 대학생 기자
오는 26(수), 27(목) 연달아 하동문화예술회관에서 저녁 7시 블랙 코미디, ‘개는 물지 않는다’ 공연을 상연했다. 이번 공연은 2023년 공연장 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창작 초연 무료 공연으로 1층 좌석을 다 메우며 공연을 시작했다.
‘개는 물지 않는다’는 장르 상 블랙 코미디로 잔혹함, 부조리, 자학, 절망, 죽음 같은 어두운 소재 및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소재를 과장하거나, 익살스럽게 풍자하는 유머를 일컫는 말로 냉소와도 관련이 깊다.
이 작품은 심부름 대행업을 하는 30대 중반의 남자 현중이 자기 반려견을 물어 죽인 진돗개를 독살해달라는 한 20대 청년의 은밀한 부탁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월세가 6개월이나 밀린 현중은 의뢰인이 제시한 거액의 사례금에 마음이 흔들려 부탁을 받아들이고 그 집의 정원사로 위장 취직을 한다. 그 집 1층에는 요리사와 가정부, 기사가 살고 있고, 2층에는 사장 부부가, 3층에는 '아버님'이라 불리는 존재와 개가 살고 있는데 아무도 '아버님'과 개를 본 적이 없다. 사장 부부는 현중에게 절대 3층에는 올라가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요리사 일행이 자신들을 살해하려고 하니 자신들의 경호원이 되어 달라고 협상하고, 요리사 일행은 현중에게 이 집을 차지 하자며 거액의 보상금을 제시한다. 사장 부부와 요리사 일행 사이에 끼인 현중은 하루하루를 긴장 속에 살아가다가 마침내 개를 마주하게 되는데 이 개가 ‘아버님’에게 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과 결국 학대받고 있는 것은 개 뿐만 아니라 집에 살고 있는 돈과 명예에 눈이 먼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현중은 개를 데리고 그 집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작품은 욕망을 부추기는 미디어의 상품 광고, 성공과 경쟁을 최고의 가치로 만들어 버린 교육 등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양심'이 아니라 '돈과 명예', '성공'을 쫓으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양심을 잠식해 버린 '물질 만능'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그 원인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회의 구조를 설계하고 시스템화한, 우리를 경쟁의 밀림 속으로 내몬 이들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정치, 언론, 경제를 장악하고 소시민들이 범접할 수 없는 울타리 안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사회를 설계하고 통제하는 존재와 우리 사회, 그리고 우리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동문화예술회관에서는 하동 군민을 위해 계속해서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 및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문화 예술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