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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없앤 연극, 포용과 예술성이 만나다 - 장애의 장벽을 허무는 연극의 성장
  • 기사등록 2023-07-12 10:00:03
  • 기사수정 2023-07-12 20: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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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극, 뮤지컬계에 장애인 관객도 감상할 수 있게 한 “배리어프리” (접근성) 공연이 증가하고 있다.

연극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 두산 아트 센터</span>적극적으로 음성해설, 자막을 도입해 왔던 영화계처럼 연극계에서도 휠체어선, 음성, 수어 통역을 넘어 다양한 감각을 이용해 무대를 이해할 수 있는 작업이 대표적으로 실천되고 있다.


배리어프리란 장애인 및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가 느낄 수 있는 물리적, 심리적 장벽을 없애기 위한 정책 및 운동을 뜻한다. 하지만 용어에서 내포하는 “장벽”이 “소외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 이후 문화예술계에서는 현재 “접근성”이라는 용어를 더 선호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7월 15일까지 공연하는 <너의 왼손이 나의 왼손과 그의 왼손을 잡을 때>는 40일간 화재를 불타고 있는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창작 초연 연극으로 터치 투어 등 다양한 접근성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터치 투어는 시각장애를 가진 관객에서 무대 모형을 만져보거나 직접 무대를 직접 걸어보면서 의상, 소품 등을 만져보며 배우를 만날 수 있는 활동을 의미한다. 실제로 스페이스 111 공연장 입구에 들어가면 무대를 약 50분의 1의 크기로 축소한 무대 모형이 볼 수 있다. 시각장애를 가진 관객은 공연 전에 무대세트· 소품· 의상을 만지고 음성 해설을 들으면서 소품의 위치, 작품의 배경, 등장인물의 특징을 파악하게 된다. 두산아트센터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터치 투어 모형은 연극의 중요한 소품을 중심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소품의 소재, 형태, 그리고 극에서 가진 의미와 해설을 중심으로 음성해설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관객이 무대 구조를 사전에 손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든 모형 구조, 두산아트센터 제공

추가로, 예정된 7월 7일~9일에는 청각장애를 겪는 관객에게는 수어 통역과 한글 자막을, 시각장애를 겪는 관객에게는 공연 장면의 전환이나, 인물의 몸짓, 표정을 설명하는 음성해설이 제공된다. 이 외에도 문자 소통 서비스, 이동이 불편한 관객을 위한 휠체어석, 이동 보행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접근성” 에이어 연극계에는 비장애인, 장애인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22~25일 공연한 연극<우리 읍내>은 실제 농인과 청인(음성을 들을 수 있는 비장애인)이 함께 공연에 배우로 오르면서 사회 속에서의 다양성, 화합과 같은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마찬가지로 지난 22년 국립극장에서 공연했던 셰익스피어<리처드 3세>를 뇌성마비 고등학생 이야기로 각색한 <틴에이지 딕>은 뇌병변 장애인 하지성, 조우리 배우를 섭외하면서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처럼 사회적 약자를 극복과 치유의 대상으로 보는 기존의 연극과 달리 장애를 하나의 정체성으로 그리며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더 많은 정부 지원이 필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민간 제작사에 수어 통역, 터치 투어 모형, 음성 해설, 문자 통역 등 접근성 높은 공연이나 관련 영상을 만드는 것은 재정적 부담이 크다. 실제 두산아트센터 공연관계자는 6월 17일까지 스페이스 111에서 공연했던 <20세기 블루스>는 3D 프린터로 이용해 터치 투어 무대 모형을 재현했고 소극장 기준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장애인의 문화, 여가 활동에서 장벽은 꾸준히 언급되어 왔다. 2021년도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문화 및 여가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대답은 51.1% 과반수 이상이었다. 그중에서, 대중음악, 영화 관람을 제외한 전시회, 연극, 뮤지컬 비율은 97% 이상이 관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공연계에도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SGI 서울 보증의 후원으로 소외계층의 연극관람 지원을 넘어 공연 접근성 향상을 위한 박차를 가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도 장애인 문화예술 향유권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 세종문화회관 “수어 연극,” 장애 예술인 제작, 연극 공연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1호 음성해설가이자 드라마, 연극, 영화, 전시 등 작품에서 접근성 콘텐츠를 제작하는 서수연 작가는 “접근성이 좋은 공연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지속성이 함께 제공되어야 하고, 이 지속성은 관심으로부터 온다,” 라고 말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와 같은 정부 기관에 더불어 음성해설 대본을 작성할 수 있는 작가도 많이 배출될 수 있는 교육과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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