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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물든 ‘급발진’, 기술적 돌파구 나올까 - "시청역 역주행 참사 급발진 주장" - "전자제어부(ECU) 믿을 수 있나" - "급발진 차단&예방 위해 등장한 기술"
  • 기사등록 2024-07-10 1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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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급발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자제어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인한 급가속 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제조사와 전문가들은 아직 명확한 원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급발진 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한국미래일보=김지현 대학생 기자]


지난 7월 1일 발생하여 9명이 숨진 시청역 역주행 참사로 시민들은 추모의 행렬을 이어갔다. 시청역 역주행 참사의 가해자 차모씨(68)는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딱딱했다.”라고 진술했으며 사고 직후 지인과의 통화에서도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발진인가, 조작 실수인가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경찰은 “현재까지 급발진의 정황은 없어 보인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급발진 의심 사고는 이번 시청역 역주행 참사 뿐 아니라 많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0년~2022년 사이 급발진 의심 사고는 766건 발생했다. 그러나 급발진으로 인정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급발진 추정 혹은 의심되는 교통사고 신고를 받고 소방이 출동한 건수는 2017년~2021년 사이에만 791건에 달하지만 경찰청은 급발진 사고 관련 통계를 남기지 않고 있다.


<‘급발진’ 의심사고 빈번하지만 정확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자동차 급발진이란 차량이 정지해 있거나 낮은 속도에서 운전자의 의도와 다르게 갑자기 높은 출력으로 가속하는 것을 말한다. 즉,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차량 제어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급발진 사고는 ‘전자식 동력 전달 시스템’을 활용하는 모든 차량에서 발생할 수 있다. 기계식 자동차가 널리 보급되었던 시대엔 발생하지 않았던 급발진 사고가 최신 전자기술이 도입된 현재에 이르러 급격하게 많아졌다.


그러나 수많은 사고들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제조사, 전문가, 정부 기관을 비롯한 최고의 엔지니어들은 급발진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급발진 원인에 대한 몇 가지 가설만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가설 중 하나는 자동차의 엔진 연료 분사 등을 제어하는 ECU(전자제어 유닛)의 오작동으로 급가속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사진=주간조선] 자동차 ECU 개념도

자동차의 가속력을 조절하려면 전자제어부(ECU·Electronic Control Unit)라 불리는 소형 컴퓨터가 필요하다. 사람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이 컴퓨터는 센서로부터 각종 정보를 전달받아 이를 수집·분석해 처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자동차 앞쪽에 센서를 달아 이를 ECU에 연결하면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를 줄여 앞 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게 한다. 거리가 가까워질 때까지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지 않을 경우 차를 멈춰 서게 할 수 있다. 또 에어백에 센서를 달아 이를 ECU에 연결하면 에어백이 터지는 시기, 각도, 강도를 조절해 가장 적확하게 에어백이 작동하도록 통제한다.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아무런 충격을 가하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오류’가 나는 경우가 있다. 국민대 전자학과의 안현식 교수는 “이럴 경우엔 컴퓨터 프로그램을 리셋 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는데 이와 같은 현상이 ECU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ECU에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할 경우 트랩(trap·덫)에 빠졌다고 한다”며 “이 같은 소프트웨어 트랩이 발생하게 되면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기 때문에 오작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는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았을 뿐인데 컴퓨터는 이를 ‘최고 출력을 내라’는 신호로 인식해 최고 속도나 최대 출력(rpm)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급발진 차단&예방 위해 등장한 기술>


현대케피코에서는 점화 스위치가 꺼진 후에도 엔진이 과회전 하는 것을 막아 급발진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에는 연료 차단 및 쓰로틀 폐쇄에 의한 강제 정지, 클러치 개방에 의한 변속기 동력 차단, ABS/ESP에 의한 강제 제동 효과 기능이 탑재되었다. 따라서 해당 시스템이 탑재된 자동차는 비정상적인 연료 증가를 자동으로 제어해 낼 수 있다. 또한 엑셀레이터 감지센서를 활용하여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고 차량에 공급되는 전원을 차단하여 자동차 작동을 정지시키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급발진 확인 장치’를 개발한 고교생 국지성 학생의 장치는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밟는 운전자의 동작과 압력 정도를 센서로 측정한다. 센서는 차량 대시보드 위 발광다이오드(LED) 장치와 연결된다.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LED 장치에 불이 들어오는데 이 빛을 차량 정면 유리에 반사해 블랙박스에 녹화되도록 했다. 급발진 추정 사고 발생 시 운전자가 어떤 페달을 밟았는지, 페달이 고장 났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녹화해 운전자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용은 씨는 급가속 하는 차량을 멈출 수 없을 때 비상 정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핸들과 바퀴 축 사이의 기계적 연결 없이 전기 신호만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이 발명품은 핸들 왼쪽 아래 부착된 스위치를 옆으로 돌리면, 브레이크가 작동하고, 그래도 멈추지 않으면 한 번 더 돌려 가속 제어장치 전원을 끄는 원리다.


국내 인구 2명 중 1명은 자동차를 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되는 급발진 사고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많아지고 있다. 급발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가 나올지 시민의 관심과 기대감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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