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는 현대 사회의 유행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인만큼 누구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읽고,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야한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 가요계에 있어서도 명백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가사에 있어서 시대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소위 MZ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은 이제 서로 만나면 더 이상 예전처럼 전화번호를 교환하지 않는다. “혹시 인스타하세요?” 라는 말로 서로의 SNS를 맞팔로우 하는 것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플랫폼을 이동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더 이상 SNS가 자신의 게시물을 올리는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SNS의 채팅창을 이용해서 대화를 하는 제 2의 메신저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서 사람들은 문자메시지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 이제는 카카오톡, DM, 페이스북 메신저를 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연예계는 이 모습을 발 빠르게 캐치하여 현대 사회의 모습을 가사에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쿨(COOL)의 1998년에 발매된 애상 노래 가사에는 “삐삐쳐도 아무 소식 없는 너”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그러나 가수 10CM가 2012년에 리메이크 한 애상에는 “문자해도 아무 소식 없는 너”라는 가사라고 가사가 바뀌어서 등장한다. 이것은 삐삐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반영한 가사라고 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통신수단이 삐삐에서 문자로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그리고 2011년에 데뷔한 보이그룹 비원에이포의 그룹명은 B형이 1명, A형이 4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2010년대에는 혈액형에 대한 주제들이 인기를 끌었다. 가령 A형은 소심하고, AB형은 사차원적이라고 하는 주장들이 만연했다. 그러나 지금 2020년대의 대한민국은 혈액형의 시대는 지나가고 MBTI의 시대가 도래했다. 처음 만난 사이에 아이스브레이킹을 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주제는 MBTI이다. 보이그룹 엔시티드림의 정규 3집의 제목은 “ISTJ”이다. 요즘 세대의 관심사를 발빠르게 캐치하고 앨범에 반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가사의 내용 또한 상반된 사랑의 감정을 노래할때, ENFP가 ISTJ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을 담아서 현대인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2019년에 발표된 여자 솔로가수 아이유의 Blueming 노래는 아이폰의 아이메시지를 상징한다는 해석들이 다수 등장했다. “우리의 색은 gray and blue”라는 가사에서 아이폰의 아이메시지를 풀어냈다는 것이다. 아이메시지는 보내는 사람이 파란색 말풍선, 받는 사람이 회색 말풍선이다. 또한 “엄지손가락으로 말풍선을 띄워”라는 가사를 통해서 좋아하는 사람과 휴대폰을 통해 연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걸그룹 아이브가 23년 4월에 발표한 Kitsch라는 노래 역시 23년도를 반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신이 입은 옷을 “OOTD”라고 해시태그를 달아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DM으로 소통하는 것을 20,3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아이브의 가사에는 “네가 보낸 DM을 읽고 나서 답이 없는게 내 답이야” 라는 가사를 사용하면서 이제는 카카오톡 뿐만 아니라 DM이라는 소통 창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OOTD 하나까지 완전 우리답지”를 통해서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며, “올려대는 나의 feed엔 like it”이라는 가사를 통해서 인스타그램에서 피드를 올리고 좋아요를 받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가사에 녹여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일 너의 알고리즘에 난 떠”를 통해서 유튜브, 틱톡 등의 동영상 플랫폼을 다수 시청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가요는 우리 생활의 유행을 선도하는 만큼 가사에서도 시대의 흐름과 현재의 트렌드를 느낄 수 있다. 과연 다음에는 또 어떤 신선한 가사들로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하는 노래들이 등장할지, 기대가 된다.